윤복희 김종태, '샤이 박근혜' 커밍아웃 신호탄되나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13
   
▲ 윤복희.출처=윤복희 페이스북

[스타에이지] 대한민국 상공에 '빨갱이'라는 유령이 또다시 출몰하고 있다. 

분단이후 극우세력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던 수법이다. 

직권 오용이나 부패 사건에 휘말릴 때면 보수세력은 빨갱이 소동을 조장해 역공의 기회를 잡아왔다. 

지금 대한민국 극우세력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 상실로 건국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

보수세력의 집결체인 새누리당은 콩가루 집안이 된 지 오래다. 

촛불집회에 맞서 박사모는 총동원령까지 내렸지만 기세는 초라한 수준을 겨우 모면하는 수준이었다. 

그들은 지금도 '빨갱이 소동'을 대대적인 이슈로 만들 기회만 노리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 중 성격 급하고 사리분별력이 떨어지는 몇몇이 먼저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적절한 환경만 조성되면 대한민국 극우세력은 '빨갱이 말살'을 기치로 내걸고 대대적으로 광장으로 몰려나올 것이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로 떨어졌을 때 오차를 감안하면 지지율이 실질적으로는 0%에 가깝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착각인 지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샤이 트럼프'란 신조어가 생겼다.

내심으론 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막말과 여성비하 등을 일삼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대놓고 밝히기 남세스러워하던 사람들이 막상 투표장에서는 트럼프에게 몰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미 대선 직후 대한민국에도 '샤이 박근혜'가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 돌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약속한 검찰수사도 받지 않고 뭉게는 것도 '샤이 박근혜'를 믿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금 빨갱이 를 언급하는 이들은 이 '샤이 박근혜들'에게 언제든지 역공할 준비를 하라는 신호를 주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지난 16일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이철성 경찰청장을 앞에 놓고 "광화문 촛불 집회 불순 세력이 포함돼 있었다. 시민 뜻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다"고 말 한 것이 첫 신호탄이었다. 

그가  최순실 특검법에 반대하면서 "민심은 변한다.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된다”는 말을 한 것도 '샤이 박근혜들'에게 주는 신호로 봐야 한다.  

김진태 의원은 17일 보수단체 집회에 참석해서는 "미르·K스포츠재단이 모금한 돈 770억원을 최순실씨가 다 사용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다"며 최순실까지 옹호했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애국자 김진태"를 연호했다.  

드디어 '샤이 박근혜' '4% 지지자' 군에서 김진태 의원의 신호에 대한 응답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종태 한나라당 의원과 가수 윤복희가 첫 깃발을 꼽았다. 이들의 발언은 김진태 의원 것보다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김진태 의원이 '불순세력'이라고 했던 것을 김종태 의원은 '종북 좌파 세력'으로, 윤복희는 '빨갱이'로 표현강도를 업그레이드 했다. 

김종태 의원은  29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촛불시위는 전혀 평화시위가 아니라고 규정한 뒤 이 집회를 종북 좌파 세력이 주도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좌파 종북 세력은 통상 시위 때마다 분대 단위로, 지역별로 책임자를 다 정해 시위에 나온다. 조직과 자금을 다 준비했다"고 분석한 뒤,

26일 촛불시위 당시 오후 8시를 기해 많은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1분간 불을 끈 것도 좌파 종북세력, 즉 빨갱이들이 조직적으로 리드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종태 의원은 “그만한 흠집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좌파와 언론이 선동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두둔하기도 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친한 사람끼리, 혹은 같은 회사 단위 등으로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것을  두고 김종태 의원은 '분대 단위로' 전투대형을 구축한 좌파 종북 세력으로 봤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과 뜻을 나눈다는 취지로 실시한 '1분간 소등'도 종북세력의 조직적인 공작의 결과로 판단했다.

200만명의 군중이 평화롭게 집회와 시위를 하는 것 자체가 종북세력의 리드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해괴한 논리다. 
 
김종태 의원은 군 출신 정치인이다.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뒤 주로 야전을 돌다 기무사령관으로 군 생활의 정점을 찍은 인물이다.  

지난 4월 20대 총선에서 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 지역구에서 친박 경쟁자인 김재원 전 의원을 제치고 새누리당 공천을 검어쥔 뒤 77%라는 전국 최고 득표율로 당선됐다.

김종태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종북세력’이라고 규정한 첫번째 의원이 됐다. 

가수 윤복희(70)는 한 술 더 떴다.

윤복희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29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커밍아웃했다.

그는 손을 뻗은 채 기도하는 인물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내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억울한 분들의 기도를 들으소서.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을 물리쳐주소서"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촛불집회 등의 표현이 없어 처음에는 윤복희의 진의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네티즌들이 '사탄의 세력'이 어떤 집단을 지칭하는지, 왜 이 글을 쓰게 됐는지 따져 물었다.  

한 네티즌이 "박근혜를 위한 기도인가요?"라고 묻자 윤복희는 "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한 기도"라고 답했다.  

또 다른 네티즌이 " 4%가 여기에 계셨네요. 힘내세요. 요즘 무당이 대세던데, 기도발이 먹힐지"라고 하자, 윤복희는 "기도는 강한 거예요"라는 답장을 보냈다.  

또 다른 네티즌이 "헐... 이 분도 참... 딱하다"라고 말하자 윤복희는 "ㅠㅠ 쯧쯧"이라며 혀를 찼다. 

결국 윤복희가 표현한 빨갱이와 사탄은 촛불집회 참여자들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게시물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며 비난여론이 들끓자 윤복희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윤복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자신을 "온누리교회 권사/ 주님의 옷자락을 잡고 살아가는 딸. 진정한 딴따라이고 싶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1967년 최초로 미니스커트를 입고 매스컴에 등장해 신여성의 대명사로 불렸다. 이후 '여러분', '노래하는 곳', '나는 어떡하라고' 등의 히트곡을 남기며 국민 가수로 활동했다. 가수이자 개신교 목사인 윤항기의 동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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