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불길한 유병언 데자뷔

최순실 국정농단 터트린 주역 고영태 행방묘연, 네티즌들 "박근혜 최순실 주변 사라진 인물 너무 많다" 우려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1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는데 기폭제 역할을 한 고영태(41)씨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증인으로 소환된 더블루K 고영태 전 이사와 류상영 부장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출석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한때 최순실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씨는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를 드러낸 데 뇌관 역할을 한 핵심 당사자다.

고영태씨는 정유라의 강아지 문제로 최순실씨로 부터 험한 말을 듣고 난 후 회의를 느끼고 지난 2015년 말 TV조선 기자에게 미르재단 등 최순실의 국정농단 관련 자료를 제보했다.  

TV조선이 이 제보를 토대로 지난해 7월 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정에 청와대의 강제모금 의혹이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실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후에도 고영태씨는 지난해 10월 JTBC 기자에게 "최순실의 취미가 연설문 고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 즈음 최순실의 태블릿PC까지 공개되면서 국정농단 게이트는 본격적으로 불이붙기 시작했다.

고영태씨의 언론제보가 없었다면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는 영원한 비밀로 남거나, 꼬투리가 잡혔다고 해도 그 전모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애로가 있었을 것이다.

고영태씨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다시한번 최순실의 국정농단 실태에 대해 증언했다.

고영태씨는 당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최순실씨한테는 수행비서와 같았다"고 진술해 최순실의 위세와 박근혜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의 국정농단 부역 행태를 단적으로 증언한 바 있다.

이런 탓에 고영태씨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청문회 당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런 점을 의식해 "최순실씨의 뒤가 무섭지 않았느냐"고 묻자 고영태씨는 "제가 운동을 해서인지 무섭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순실씨는 딸 정유라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친구과 결혼하려고 하자 조폭에게 그 남자친구를 처리해달라고 청부한 적이 있을 정도로 그런 계통의 일에 익숙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의 5촌간 살인사건 등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주변 인물들의 의문사가 속속 드러나면서 고영태씨와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의 신변안전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한편 헌재는 13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소환된 고영태 이사와 류상영 부장이 이사를 해 이들의 소재를 파악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영태씨에 대해선 서울 강남경찰서, 류상영씨에 대해선 서울 성동경찰서에 20일까지 소재를 파악해달라고 헌재는 요청했다.

헌재는 소재파악 요청과 함께 주민센터를 통해 이들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파악해 증인신문 출석요구서를 우편으로도 보냈다.
 
당초 고영태 이사와 류상영 부장의 증인신문은 17일 열리는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에 열 예정이지만, 출석요구서의 우편 송달이 실패하거나 경찰의 소재 파악이 늦어지면 신문 일정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영태와 류상영 두 사람은 현재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태씨의 휴대전화는 꺼진 상태이며, 류상영씨도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대통령과 국회 측이 제출한 증인들의 주소지로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이사를 이유로 반송됐다"며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출석요구서를 우편으로 보내고, 동시에 경찰에도 실제 이사 간 주소지의 파악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최순실 측근 중 고영태와 노승일이 유일하게 반기를 들었는데, 심히 걱정된다. 박근혜 최순실 측근 중 그렇게 하고 살아남은 사람이 있는가?", "고영태가 제2의 유병언이 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느낌을 어쩌지" 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찰의 적극적인 소재파악을 촉구했다. 

사진=고영태 / 포커스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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