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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링컨',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린 정치인 링컨
링컴

18일 EBS 세계의명화 '링컨'(Lincoln)은 오락 영화의 명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010년 만든 정치영화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링컨 역을 맡고 조셉 고든 레빗, 토미 리 존스, 샐리 필드, 제임스 스페이더, 리 페이스 등이 출연했다. 
 
▶ '링컨' 줄거리

링컨이 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직후인 1865년 초, 남북전쟁은 4년째 계속되고 있다. 링컨은 딜레마에 직면한다. 7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북전쟁을 끝낼 것인가, 노예제도를 폐지시킬 것인가.

종전 협상을 위해 남부연합의 대표들의 워싱턴 정가로, 링컨에게로 물밑 접촉을 시작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노예제 폐지 법안이 통과되기는 요원해 보인다. 

링컨은 결단을 내린다. 노예제 폐지를 위한 수정 헌법 제13조의 의회 통과를 강행한다. 야당 의원을 매수하고 남부연합 대표들의 워싱턴 입성이 지연되는 동안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살육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동료들마저도 링컨의 결정에 반대표를 던지는 순간이 온다. 

링컨은 자신의 이러한 선택이 차별을 철폐하고 자유를 지향하는 고결한 이상주의자의 용기에서 비롯됐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반대다. 그는 자신의 결정으로 하여 다른 누군가의 손에 피를 묻히게 되는 이 추악한 선택의 민낯이야말로 현실 정치의 맨얼굴임이라는 걸 결코 잊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 링컨은 종종 악몽에 시달리고 우울해 보인다. 사랑을 줬던 셋째 아들 윌리의 죽음과 신경쇠약증에 걸린 아내 사이에서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의 링컨의 모습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음울한 운명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 '링컨' 감상 포인트

영화 <링컨>은 오직 정치영화로서 서사적 완결성에 집중한다. 당면한 선택의 순간에 무엇이 좀 더 정치적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정치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정치인 링컨의 고민이 그려진다.

<링컨>에는 재임 후기 링컨을 둘러싼 각종 암살 시도나 실제로 벌어진 그의 암살과 관련해서는 단 하나의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다. 

미국 건국의 신화적 인물인 링컨에게 또 한 번의 순교자적 이미지를 부과할 수도 있었으나 스필버그에겐 그런 선택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 

노예제 폐지를 선의 축에 두고, 그 반대 입장을 악으로 상정하는 단순한 이분법적 구분짓기와도 거리를 둔다. 

“내가 만든 영화 중 <링컨>은 배우의 연기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다.” 개봉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칭해지는 실존 인물,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미국적 가치의 원류를 찾아갈 때 떠올려봤을 인물, 그가 바로 링컨이다. 

그런 링컨을, 게다가 할리우드 쇼비즈니스 내에서 살아남아 점점 더 작가적 시도를 이어가는 스필버그가 그리는 링컨을 과연 누가 연기할 수 있을 것인가. 

더욱이 이 영화는 스필버그의 영화 중 대사가 가장 많은 영화다. 정치인의 정치적 수사와 설득, 19세기의 말의 정치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이 버거운 짐의 무게를 견딘 이가 바로 대니얼 데이 루이스다. 그는 10년에 걸쳐 완성된 원작 <권력의 조건>(도리스 컨스 굿윈 지음)을 다시 각본가 토니 커시너가 6년 가까이 각색해 만든 19세기 정치 언어를 구현해내야 했다. 

배우는 즉흥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된 각본에 충실하게 임해 완벽한 약속의 드라마를 만들어내야 했다. 

다작을 하기 보다는 작품 수를 줄이더라도 매 작품 메소드 연기로 몰입을 보여줘온 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이번에도 ‘링컨 되기’를 성공적으로 완성해 보인다. 

그는 실제로 하이톤의 갈라지는 듯한 링컨의 목소리며 미국 일리노이드, 인디애나, 켄터키 지역 억양을 쓰던 그의 말투까지 꼼꼼히 챙겨 자신의 연기에 대입했다. 

실제로 대니얼은 영국 출신의 아일랜드 국적을 가졌다. 오죽했으면 <링컨> 촬영 현장에서 그의 연기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영국, 아일랜드 국적의 스태프들은 그에게 말을 거는 게 한동안 금지됐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그가 얼마나 ‘링컨 되기’를 위해 노력했는지 알 것이다. 감독의 8년간의 구애 끝에 링컨 역을 수락한 그는 결국 이 작품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쥔다.
 
▶ '링컨'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스티븐 스필버그가 무려 14년간 준비한 영화가 바로 <링컨>이다. 아마도 그가 가장 오랫동안 매달린 작품일 것이다. 

무엇이 그를 링컨으로 이끌었을까. 그는 “내가 원한 건 링컨의 사유 과정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말한 적이 있다. 

한 개인이 짊어지기에 버거워 보이는 역사적 결정, 그럼에도 그 결정을 내리고야마는 한 개인. 

그 과정에서 그 개인의 사유에는 어떤 변화가 일었던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스필버그가 링컨이 백안관의 긴 복도를 오가며 깊은 상념에 빠진 듯한 장면을 공들여 찍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링컨>은 압도적인 비주얼 이미지 대신 정치가의 언어유희와 이야기꾼의 스토리텔링을 전면에 내세운 스필버그의 첫 번째 영화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스필버그는 선의로 가득찬 인물들을 자신의 영화 세계의 중심에 두고 그들의 선함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혹은 <A.I.>(2001)를 거치며 그의 영화 속 인물들에게 점차 어둠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듯 보인다.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뮌헨>(2005)을 거치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한 <아버지의 깃발>(2006)의 제작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이 근거가 된다. 그 변화의 흐름 속에 <링컨>도 함께 놓고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강민주 기자  iamstara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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