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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수녀와 간호사 사이 종교적 번뇌 그린 오드리햅번 역작
파계

영화 '파계'는 가브리엘이 수많은 갈등 끝에 수녀원을 떠나는 뒷모습을 보여주면서 끝을 맺는다.

감독인 프레드 진네만은 영화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에 배경음악을 넣지 말 것을 고집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연출은 가브리엘의 선택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만든다. 좋은 수녀이자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었던 가브리엘이 파계를 선택한 것은 둘 중 자신에게 더 중요한 가치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극 중 대사처럼 신과 자신을 속일 수 없어서 파계를 선택한 것에 대해 긍정 혹은 부정의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관객들은 가브리엘이 겪는 수많은 갈등을 지켜보면서 그녀의 선택을 이해하는 한편, 성직자로서의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 '파계' 줄거리

저명한 외과의사의 딸인 가브리엘은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진 후, 콩고에서 간호 수녀로 일하면서 선교 활동을 하고자 수녀원에 들어간다. 

엄격한 수녀원의 규율을 익히며 가브리엘은 루크 수녀로 거듭나지만, 간호사로서 환자를 돌보며 소임을 다하려는 마음과 수녀로서 규율에 복종해야 하는 삶은 잦은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우여곡절 끝에 가브리엘은 콩고에 도착하지만, 현실은 원주민들에게 마음껏 진료를 할 수 있으리라는 그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폐결핵에 걸리고도 본국으로 보내질 것을 염려해 이를 알리지 않았던 가브리엘은 결국 본국으로 송환되는 환자를 담당하게 되면서 콩고를 떠난다. 

이후, 전쟁이 발발하면서 그녀는 콩고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녀를 아꼈던 아버지가 적군의 공격을 받아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나치 점령의 상황 속에서 수녀로서 지켜야 하는 규율과 가치에 대해 갈등하던 가브리엘은 신에 대한 자신의 복종이 부족함을 깨닫고 결국 수녀원을 떠난다.

# '파계' 감상 포인트

영화 '파계'는 오드리 헵번의 청순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로마의 휴일>이나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드리 헵번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오드리 헵번은 영화 '파계'에서 수녀와 간호사라는 두 가지 삶의 방식 속에서 고뇌하는 가브리엘을 연기한다. 이 영화를 통해 주로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기억되었던 오드리 헵번의 정결하고 순수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콩고에서 원주민 아이들을 돌보는 가브리엘의 모습은 유니세프 활동을 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다가 인생을 마감했던 그녀의 삶과 겹쳐지기도 한다. 

거장 프레드 진네만 감독이 연출한 수녀원 장면들도 볼거리다. 가브리엘이 예비 과정과 수련 과정을 거쳐서 수녀로 거듭나는 과정을 따라 가톨릭 수도회의 예식들이 장엄하면서도 꼼꼼하게 그려지고 있다.

EBS 금요극장 '파계' 4일 (금) 밤 12시 25분.

김현주 기자  iamstara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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