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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미인도 꼬여가는 미스터리고 천경자 화백 미인도, 검찰 '진품' 결론에도 위작논란 지속.."검찰 진품 결론 미리 내놓고 수사"

[스타에이지] 1991년 고 천경자 화백은 현대그룹 사옥 지하 헬스클럽에서 프린트된 자신의 미인도 그림이 걸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유명 작가의 그림을 미술관 아트숍에서 대량 복사해 미술문화 대중화 차원에서 한 장당 만원씩 받고 팔고 있었던 것이다.

천경자 화백은 이 그림의 원본이 자신이 그린 작품이 아니라고 현대미술관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현대미술관측은 이 그림의 원작은 진품이 맞다는 답변을 천경자 화백에게 했다.

"내 작품은 내 혼이 담겨 있는 핏줄이나 다름 없습니다.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천경자 화백은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거듭 주장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측은 이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충격을 받은 천경자 화백은 이 사건 직후인 1991년 4월 7일 절필을 선언했다.

"붓을 들기 두렵습니다. 창작자의 증언을 무시한채 가짜를 진짜로 우기는 풍토에서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게 붓을 놓으면서 천경자 화백이 남긴 말이다.

절필선언과 함께 천경자 화백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지위도 버렸다. 자신의 작품 90여 점은 서울 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그리곤 딸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천경자 화백은 결국 2015년 8월 이역만리 타향에서 생을 마감했다.

#위조범 권춘식의 등장

1999년 고서화 위작 및 사기판매사건으로 구속된  권춘식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화랑을 하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1984년 소액을 받고 달력 그림 몇 개를 섞어서 '미인도'를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미인도의 위작논란이 재연됐다.

하지만 권춘식은 2016년 3월 종전의 말을 번복하고 자신은 미인도를 위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권춘식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 1999년 당시 검찰 수사과정에서 미인도 위작 여부에 대한 확인을 요구받았을 때, 혹시 수사에 협조하면 감형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우물쭈물하다가 시인했고, 그것이 굳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춘식은 2016년 6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미인도는 자신이 '장미와 여인'이라는 천경자 화백의 진품을 보고 그린 위작품이 맞다고 재차 말을 바꿨다. 

자신이 위작을 하지 않았다고 말을 번복한 것은 화랑협회 임원의 회유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진품' 주장

국립현대미술관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소장품이었다가 국가에 환수되어 재무부 문공부를 거쳐 미술관으로 넘어온 소장 경위가 확실하다는 점과 미술품 감정 전문위원이었던 미술평론가 오광수씨가 이미 진품으로 감정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권춘식 등장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은 2002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에 작품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진품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화랑협회도 재감정 결과 진품이라는 결론을 재확인했다.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는 1999년 1차 감정 실시 때는 '적어도 가짜는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고, 2002년 2차 감정에서는 진품이라고 판정했다. 

권춘식의 위작품 논란에 대해서도 권춘식이 위작했다는 시점은 1984년인데, 미인도를 미술관이 입수한 시점은 이보다 앞선 1980년이라는 점도 국립현대미술관의 진품 주장의 근거 중 하나다.

하지만 현대미술관이 진품이라고 판정했다는 국립과학수사원과 한국과학기술원의 감정이 애초에 없었다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의 '위작' 결론

2016년 9월 22일 천경자 화백 유족측이 지정한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라는 프랑스의 미술품 감정 전문가들이 방한해 미인도 감정에 착수했다.

뤼미에르 감정팀은 2016년 11월 3일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판정했다.

미인도의 눈, 코, 입 등 특정 부분을 1600여 개의 단층으로 쪼갠 뒤 분석해 다른 천경자 화백의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각 요소들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뤼미에르 감정팀은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은 0.0002%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중스펙트럼, 초고해상도 촬영, 1650층의 층간분리 기술과 광학, 물리학, 수학을 동원해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뤼미에르 팀은 그 결과를 63쪽 분량의 분석 보고서에 담아 제출했다.

프랑스 감정팀은 2017년 국제과학저널에 천경자 화백 미인도 감정 결과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진품' 판단

2016년 4월 27일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63)씨는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6명을 사자명예훼손, 저작권법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고발했다.

검찰 수사 도중 프랑스 뤼미에르 감정단의 위작 판단이 나오면서 고소사건에서 유족측에게 유리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검찰은 2016년 12월 19일 뤼미에르 감정팀의 결론과 정반대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과학감정·소장 이력 및 여러 증거를 통해 미인도는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뤼미에르 팀의 감정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로는  ▲ '미인도' 감정 보고서에 심층적인 단층분석방법이 제시되지 않은 점 ▲ 뤼미에르 팀이 사용한 계산식을 천경자 화백 다른 작품에 사용했더니 진품일 확률이 4.01% 수준으로 나왔던 점 ▲ 뤼미에르팀이 미인도의 원본이라고 밝힌 장미와 여인에 대한 비교·분석 자료가 없는 점 ▲ 국립미술관으로 넘어간 김재규 소유품 목록에 '천경자 작 미인도'라는 항목이 있었던 점 등을 들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피고소인 전원을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밤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한 미술평론가 최광진씨는 "검찰이 진품이라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수사를 했으며, 프랑스 감정팀의 공식 발표전에도 검찰은  프랑스 감정팀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진위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사진=jtbc 이규연의스포트라이트 '천경자 미인도' 편 화면 캡처

강민주 기자  skang715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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